LIFE STYLE/ART 이야기

키오스크 시 김리영 코로나기록 코로나예술로기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당당한 테마 2022. 3. 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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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kiosk)

김리영

네가 여자나 남자라면 좋겠다는

욕심은 없어.

오늘 처음 눈에 들어온 키오스크,

코비드 예방 접종 후유증으로 휘청이는

나에게 좋아하는 메뉴를 물었지.

카드를 넣으세요. 터져 나온 그 말에

쉽게 입을 떼지 못했지만,

네가 선명하게 내 생각을 인식했어.

카드를 읽을 수 없으니

다시 꺼내어 슬라이딩해 주세요.

카드는 땅바닥에 뒹굴고

허공을 붙잡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키오스크.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중이지만

너에게만은 가까이 다가설 수 있어.

손상 없이, 자극 없이 나를 읽어 줘.

가진 것은 백신접종증명서 뿐이야.

퇴식은 셀프입니다.

가장 중요한 발언을 놓치면 안 되지.

너는 잠시라도 나를 따라 걷지 못해.

돌아서 가도 허허롭지 않기를……

코로나감염증이 사라져도,

악몽을 꾸더라도

다시 너를 만나러 올 거야.

낯선 방문자를 쏘아 보더라도

나만은 내부에서 식별해 줘.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는

전국 시,도별 2020년 기준, 

1인 가구 평균 비율이 31.7%이고

전체 1인 가구 수는 664만 3,354가구로

천문학적 숫자처럼 늘어나고 있다.

가장 취약한 고독사의 사각지대는

홀로어르신 뿐 아니라, 40~50대의

중장년층일 수 있다고 한다

 

시 <키오스크>에서는

단계적 일상 회복 (with Crona)시대를

견디어 내고 있는 1인 가구의 고독을

치유하기 위한 솔루션이 제안 되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도록

에너지를 실어 준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시가 필요한 것인가?

코로나와 싸우며 소외감과

깊은 단절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시에 담아  활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반쯤 껍질 벗긴 나의 일상일 것이다.

 

 

 

모든 시들이 져버린 꽃을

찬란하게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겁고 낯설지만

코로나를 힘겹게 이겨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게

희망을 실어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다




 

 

우리는 무너질듯 연약하지 않다.

 

지금 당장 큰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신기루처럼 사라질

펜데믹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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