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ART 이야기
새로운 시읽기 구멍 김리영 푸른 목마 게스트하우스
당당한 테마
2024. 12. 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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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김리영
누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교교히 빛나는 생각을
벽에 뚫린 구멍 속에 세심하게 집어넣고
잠잠히 기다린다.
오래 매만지며 열어두고 싶은 통로.
누군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이
구멍보다 커 간다.
빈집, 스위치 켜고 들어설 때
아웃렛 떨어져 나간 구멍이 눈에 띄면
한순간 벽이 열리거나 사라진 듯
당당하게 사람이 기다려진다.
누가 소리 없이 다가와 옹벽을 부서뜨릴까.
절대 무너져서 안 되는 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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