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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엄마
김리영
세병관에 올라 바다를 엿본 날
얼어붙은 동백들과 마주쳤다.
뽀얀 서릿발 걷어내면
초경 앓는 까무잡잡한 얼굴
처음 스케이트 타본 날
빙판 위 갈라진 틈을 헛디뎌 넘어지면
연못 밖에 기척 없이 서 있던 엄마.
피어오르다 꽁꽁 언 동백은
얼음보다 먼저 쩍쩍 금간 엄마의 심장이다.
동백나무 밑동에 달려
혼자 어린아이 키우며 얼어버린 엄마.
살얼음 벗기고 입김 호오 불어주면
겨울바람에도 눈부신 윤슬 위에
꼭 한번 피어오를 엄마를 두고 왔다.
ㅡ시집 <푸른 목마 게스트하우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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