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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와 가문비나무
김리영
가문비나무 결이 곧은 목조 우편함을 세우고
철필로 그린 악보를 보며 노래 부르지.
노을 지면 깃털술이 긴 도도새를 생각해.
삼백 년 전 울창한 숲에서 그가 사라지던 날
북반구 마을에는 함박눈이 내렸을까?
새파란 우듬지가 솟아오른 지붕
뚫어진 천정으로 별똥별이 지나가면
문밖에 나가 재를 치우고 도도새를 기다리지.
빙렬(氷裂)이 돋아나는 벽, 찻물이 차오르고
나를 잃어버린 도도새가 곧 돌아올 거야.
시집 <푸른 목마 게스트하우스>중
인도양 모리셔스에 살았던 도도새
몸무게가 무거워 날지 못했던 새
왜 멸종된 새를 기다리는 것일까?
도도새가 다시 돌아 온다면
우리의 희귀한 삶도 꿈이 이루어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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