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ART 이야기

[공정한시인의사회] 신작시 김리영 <세트A>

728x90
반응형


신작시
세트 A / 김리영
  

  호로록호로록 새소리 오고

  사람이 없다.



  읽던 대사 한 줄이

  맞장구친 마음을 기억한다.



  서 있기만 하면 조율되던

  먼지 낀 그림들

  왜 덧칠해 보지 않았나.

  그땐 없던 생각이 마주쳐 온다.



  층층이 높은 계단길

  슬레이트 지붕 아래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저녁이 오고

  세트 B에서 촬영을 이어간다는데



  반드시 이 드라마가 필요한가.

  시청자들에게 물어야겠다.



  설문조사하기 전에 알려야 할 사항

  달궈진 분위기로 연기할 사람이 없다.

  날마다 허니문을 연출할 감독도 없다.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인지

  울부짖은 적 없는데

  밀쳐지고 요동치고

  짧지만 섬뜩한 소리 들리지 않는다.



  생각하고 숨 쉬고

  굳어버린 그릇들



  모습과 목소리가 없는 사랑은 없다.




<공정한시인의 사회> 2025년 8월호


공정한시인의사회::공시사 - 세트 A
- https://naver.me/FMTRSpxS





순천 드라마촬영장에서 영감이 떠올랐다 비워진 공간에서 스쳐가듯 지나간 모습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속도감을 낮추고 뒤돌아 보지 않아도, 후회되는 몇몇 일들은 반드시 기억난다
그 땐 그럴 수 밖에 없던 것, 누구든 최선을 다한 일들이 시간이 지난 후 아쉬울 때가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