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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ART 이야기

시 <잘린 풀 위에 앉아> 김리영 [영동 작가] 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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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풀 위에 앉아
                              
                            김리영    



절을 올리고 밥을 먹는다
발목 높이보다 큰 풀이 엎드린다.


무덤 속을 가늠해보지만
조심스레 넣어둔 
나이키 운동화와 호도과자는
얼만큼 걸리는 먼 곳으로
쉬러 갔는지 모른다.


묘비 옆에 쌓여 있는 후회가
어렴풋이 자리 밑에 고여 들고 
풀 누운 봉분을 훑고 간다.


엄마의 시선이 닿은 자리에
자랑스럽게 내가 선 장면
울던 날과 웃던 날로 나뉜다.


꿈이 수포로 되돌아가지 않으려고
까마귀 우는 숲에 남아 있다. 


생각의 헛간에서 빛을 쏘아 올리면
어둑한 내부에 닿을까.
괜찮다 답은 들려오지 않고
비스듬한 돌을 딛고 산길 내려온다.

 
 

 
 


<영동작가> 2025 제4호

오늘의 지역 문학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청년 인구 감소는 영동문학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더라도,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만은 없습니다. 문학이 문학다울 수 있는 것은 지역이 처해 있는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농촌 해체의 징후를 냉철하게 읽어내고 동시에 공동체적 정신을 추구하는 글쓰기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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