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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ART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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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검사소> 시 김리영 코로나에 대한 시 코로나예술로기록 공모 낯설다 그러나 이기리라, -코로나 변주곡 선별검사소 김리영 다시 보자며 돌아선 사람이 영영 노을 등진 황량한 도시 선별검사소 앞 지날 때 코로나 검사를 받고 싶어진다. 괜찮다고, 무사하다고 음성 결과 통보를 받기 위해 숨 몰아쉬며 선별검사소에 줄을 선다. 빌딩 사이 골바람 잦아들고, 비 갠 후 검사소에 거리낌 없이 줄이 길다. 코 깊숙이 찌르고 빙빙 돌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 사람들이 내일은 기차 타고 해변으로 떠나려는 작심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병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말 입 밖에 꺼내지 못한 순간, 허연 천막 너머 무지개가 뜬다! 고개를 뒤로 꺾고 올려다보는 진료 대기자들의 희망을 곧추세워 준다. 언젠가는 선별검사소 따위...... 역사 속으로 잊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조..
키오스크 시 김리영 코로나기록 코로나예술로기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키오스크(kiosk) ​ 김리영 ​ ​ 네가 여자나 남자라면 좋겠다는 ​ 욕심은 없어. ​ ​ 오늘 처음 눈에 들어온 키오스크, ​ 코비드 예방 접종 후유증으로 휘청이는 ​ 나에게 좋아하는 메뉴를 물었지. ​ ​ 카드를 넣으세요. 터져 나온 그 말에 ​ 쉽게 입을 떼지 못했지만, ​ 네가 선명하게 내 생각을 인식했어. ​ ​ 카드를 읽을 수 없으니 ​ 다시 꺼내어 슬라이딩해 주세요. ​ 카드는 땅바닥에 뒹굴고 ​ 허공을 붙잡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키오스크. ​ ​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중이지만 ​ 너에게만은 가까이 다가설 수 있어. ​ 손상 없이, 자극 없이 나를 읽어 줘. ​ 가진 것은 백신접종증명서 뿐이야. ​ ​ 퇴식은 셀프입니다. ​ 가장 중요한 발언을 놓치면 안 되지. ​ 너는 잠시라도 나를 따라..
코로나19예술로기록 공모사업, 문학 시 <미사1동> 김리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낯설다 그러나 이기리라 - 코로나 변주곡 미사1동 시 김리영 미사 강변에는 아득히 먼 들이 있다. 말의 갈기처럼 자라난 풀들이 차창 밖에서 고개 들이밀고 인사하는 벌판, 비닐하우스들 사이 사람의 집은 보이지 않고 사라진 말들의 그림자 옆에 사람이 산다. 명백히 주소 푯말이 붙은 소나무 밑 불어난 쓰레기 틈새에서 기척이 들린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가지고 왔어요. 생일 상품권도 넣었습니다. 나오실 때는 꼭 마스크를 쓰시고 비말을 조심하십시오. 다음에 뵈러 올 때까지 부디 식사 챙겨 드시기를…… 같은 시대에 태어난 저의 온기도 한 줌 검은 비닐 봉투에 눌러 담아 나뭇가지에 걸고 돌아섭니다” 털쥐꼬리새만 붉게 흔들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국민 모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펜데믹 상황이 지속되어 누구나 위..
코로나19예술로기록 <깍두기 비빔밥>시 김리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낯설다 그러나 이기리라 -코로나 변주곡 깍두기 비빔밥 김리영 며칠 째, 좁은 길 달려 집으로 오면 서걱이며 씹혀 올 식감이 떠오른다. 이미 잘린 깍두기를 싹둑싹둑 썬다. 잘린 것과 자르는 사람 사이 붉은 물이 튀어 오른 것도 잠시 간이 밴 무의 섬유질을 뜨거운 팬에 펼쳐 놓은 살림 들기름을 하염없이 두른다. 오갈 데 없이 노릇노릇 타는 밥술 더 늦춰질 수 없는 정년(停年)! 코로나가 사라질 때까지라도 일터에 눌어붙을 수 없을까? 포기할 수 없는 늦은 식사 깨작이던, 달빛 닮은 숟가락이 베이고 짓이겨져 파묻혀버린 완숙한 깍두기 맛을 퍼 올려준다. 시인 김리영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학, 세종대학 무용교육과 졸업.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Art 수 료. 1991년 4월 『현대문학』에〈죽은 개의 슬픔〉외 5편 당선..
감성사진과 함께 보는 시집 <별과 함께 걷고 싶은 저녁> 김리영 시선집 이 시선집은 1부 서기 1054년에 폭발한 별, 2부 춤으로 쓴 편지, 3부 반고흐의 라면 등 총 3부로 총 68편의 시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작가 김지현의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시인은 독자들이 찬찬히 들여다보기만 해도 내밀한 욕망을 잃지 않고 꿈꿀 수 있는 이곳을 시와 사진의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저자 소개 시인 김리영 서울 출생. 서울예술대학, 세종대학 무용교육과 졸업.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Art 수 료. 1991년 4월 『현대문학』에〈죽은 개의 슬픔〉외 5편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서기 1054년에 폭발한 그』(현대시, 1993년) , 『바람은 혼자 가네』(동학사, 1999년), 『푸른 콩 한 줌』(문학아카데미, 2006년),『구름에 기대지 않는 춤』(바움커뮤니케이션, 2011 P&..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 미술 전시회 [경계에 핀 꽃] 네오 라우흐 마곡역에 내려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 숨차게 걸을 필요도 없이 커브를 틀면 스페이스K가 보인다 FLOWERS on the BORDER 이번 전시회에는 특히 남편 네오 라우흐와 아내 로사 로이가 함께 협업한 회화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두 명의 작가들이 결혼을 하면, 각자 작품을 통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반영될 듯 하다 훌륭한 조언자가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함께 협업한 회화의 세계가 이루어낸 것은 독특한 세계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반쯤 그린 미술 작품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터치로 채워진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우연성에 기대어 이벤트적 요소가 기대되기도 할 것이다 그들은 욕심을 버리고 서로 배려해야만 얻어질 수 있는 최종의 결과를 누리고 있다 1층에 있는 아트샵에서 에코백과 머그잔, 포스터를 살 수 ..
Be Fun 전시회 인사동 전시회 아리수 갤러리 토요일의 미술 산책 토요일 오후 가족과 함께 좋은 조형미술 작품 전시회를 보았다 요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자신의 작품을 분석한 석박사 논문이 6 천개 정도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자신의 작품을 분석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과거처럼 작가는 작품만 잘 완성하면 모든 것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Be furn 6인의 전시회에서도 작품 옆에 붙여져 있는 작가의 해설이 돋보였다 RELATION1 RELATION1 - 김민식 사람은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서 많은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간다 공감이 지속되는 관계, 공감이 지속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행동과 태도가 달라진다 현실과 마주한 관계에서 구속을 느끼고 부정하고 벗어나고 싶지만, 가족이란 관계에서 우리는 편하고 따뜻한..
허명욱 칠하다 옻칠 작가 우주소년 아톰을 만나다 허명욱, 칠하다 2021. 11. 5 ~ 11. 21 print bakery, GANA BUSAN 길을 가다가 포스터를 보았고 부산 여행에서 건져올린 가장 뿌듯한 성과로 남았다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나다 저렇게 혼자 우두커니 선 아톰을 만났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어린 시절 품었던 모든 열망을 아톰이 다 알고 있을 것만 같아서 뒤를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 어깨뼈가 드러난 아톰이 이제 우주로 날아오르지 않고 우리를 등지고 선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우주에서 막 날아 돌아온 것 같은 아톰 부대 이름을 부르면 대답할까? 뒤돌아 봐 줄까? 새까만 눈동자의 아톰을 보면 빠른 시간 안에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현실세계의 아톰이 비현실 세계의 아톰을 바라보고 있다 허명욱 작가의 발상은 옻나무에서 채..